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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사회복지사 (Social worker)가 되기까지의 여정

by 오지언니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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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소셜워커사회복지사) 일한 지 어언 13..

이번 글에서는 소셜워커가 되기까지의 개인적인 준비과정에 초점을 맞추었고 다음 글에서는 소셜워커의 처우, 분야 등 직업 정보 위주로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소셜워커는 로컬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직업입니다. 그만큼 사회에 필요한 직종이고 커뮤니티를 도우며 (급여까지 받으며) 애타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일이지요. 이 소셜워커 학과는 International student들이 선호하는 학과 중에 하나이기도 하답니다. 순수히 그 일에 가치를 느껴서, 타인을 돕고 싶어서, 프로페셔널 소셜워커로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선택하기도 하지만 학업 후에 영주권을 받기 위한 부분도 꽤 크답니다. 왜냐하면 호주 사회에서 소셜워커들은 곳곳에  필요하기 때문이죠.

 

호주 사회복지사

 

그럼 저는 왜 소셜워커가 되고 싶었을까요?

이민 온 사람들 중에 책 한 권 못쓸 사람이 없다고들 하는데, 저도 초반에 만만치 않은 시행착오와 고생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간 때가 있었습니다. 호주 사회의 다른 시스템을 배우기보다는 너무 서둘렀기에 망했고, 잘 몰라서 헤맸고, 한국에서 국민연금, 퇴직금, 보험 등등 다 빼와서 돈이 있어서 망했습니다 (흥청망청 쓰지는 않았지만… 이민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1억을 가지고 오든, 10억을 가지고 오든 가지고 온 거 다 잃고 정신 차린다고….)

 

어느 날, 식당에서 피, , 눈물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을 때, ‘ 큰 희망을 가지고 이민을 온 네가 왜 정신 못 차리고 이렇게 방황만 하니? Stop It!!! 그래 결심했어. 내 인생 내가 책임져야지, 애들한테 계속 이런 모습 보일 수 없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한대 꽝 치면서, 이제부턴 인생을 길게 보자. 그럼 난 무엇을 하면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난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로 나온 답이 소셜워커가 되는 것이었죠. ‘여러 분야가 있지만 특히 나처럼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새로 유입된 소수 커뮤니티를 돕자, 이민자들, 난민들 그리고 원주민들.. 메인 사회의 시스템을 익혀 호주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살 수 있게 도와주자. ‘가 저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나의 새로운 삶의 가치.. 그럼 목표를 세웠으니 실행에 옮겨야겠죠?

 

Social Worker Degree 석사 과정

다음 과정은 호주에서 고등학교 12학년을 마치고 대학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일반과정이 아닌 호주에서의 학교 경력이 없는 이민 1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1.    정보 수집 단계/ 서류 갖추기

  • Student advisor와 상담하기:  상담을 통해 나에게 가장 맞는 pathway가 무엇인지 결정합니다. 직업학교 TAFE의 Certificate III or diploma course, 대학의 학사, 석사 과정 중. 무엇을 선택할 자기가 최고의 관건이었죠..
  • 전문가/경험자의 조언 듣기: 운이 좋게도 일하던 한국 식당에 단골로 오시는 대학교수님들의 친절한 조언으로 두렵고 망설였던 마음을 굳힙니다.
  • 웹사이트 정복하기: 등록 절차 방법, 시험 일정, 갖추어야 할 서류, 공부할 과목, 비용 등등 싹~ 리서치해서 나의 문서에 붙여놓고 하나하나 준비해 갔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학사과정을 인정받기 위해 관련 정부기관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도 신청해 두었고요.
  • 선택: Student advisor의 조언대로 오지 언니의 한국에서의 대학 졸업이 인정되어 석사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리서치, 정보수집 단계

 

2.    학원 시험 준비

  • 합격 요구사항: IELTS Academic each band 7.0. (Listening, reading, writing and speaking)
    • 인터넷에 떠도는 IELTS 기출문제 싹 드래그하기.. 중국에서 기출 된 문제를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남편은 대형버스 라이선스 시험을 앞두고 있었는데, 시험 비만해도 큰 부담이어서 우리 서로 한 번에 붙자고 약속했답니다.)
  • 3개월 목표로 공부 시작. 주경야독의 시작이라고나 할까요? 계속 한국 식당에서 일을 하며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어린 두 아이들을 잘 돌보아 주어 그나마 가능했었습니다. 월-금.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 토-일: 무조건 도서관에서 12시간 이상 공부)
  • 그런데,,, 시험 결과는…. writing, reading, listening은 거뜬히 7.0을 넘겼는데 speaking이 7.0이 안 나왔더라고요. 실망에 실망. 한 번에 합격하자고 했는데…그런데 대학원에서 연락이 왔네요. 합격이라고. 그 이유를 물으니, 대학원은 말보다는 읽고 쓰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말은 공부하면 늘 수도 있기 때문에 합격이라 했습니다. 와… 이 flexibility (유연성)이란! 물론 한국에서의 학사학위, 일한 경력 (10년) 등도 유용히 작용한 것 같습니다.

 

3.    대학 생활

  • 물론 여러분들도 상상하실 수 있으시죠? 공부가 쉽지 않았다는 것을… 질문도 이해 못 해 딴 소리를 해대고, 발표도 버벅 버벅… 오로지 주어진 과제를 잘하기 위해 writing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Orientation과 Pre course 등 대학원 시작 전에 들을 수 있는 free 과정은 다 들었답니다. 에세이 쓰는 법, 통계 처리하는 법, 논문 찾는 법 등 대학 공부를 한지 오래된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사전 준비과정인 셈이었죠.
  • 2011년 25명 정도가 석사과정을 같이 시작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Masters of Social Work: Professional Qualifying. 놀라운 것은 너무나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나이대에 다양한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놀란 것은 30대 후반이었던 제가 어린 축에 꼈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직장 생활 경력자였고 저처럼 Social worker로서 제2의 경력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처럼 학사 졸업 후 바로 석사로 가는 경우보다는 사회생활을 통해 공부가 더 필요해진 경우에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호주의 대학 생활은 한국의 대학 생활과 달랐는데요. 큰 차이점은 개인플레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 그룹을 결성했고 이들은 3년 내내 저의 오른팔이었습니다. 학교 교감이었던 60대 호주 여성, 사회복지분야에서 오래 일은 했지만 학력이 없어서 다시 공부하는 40대 초반 호주 여성, 40대 후반의 인터내셔널 학생인 필리핀 여성, 기존 학력과 커뮤니티 리더로서 경험이 풍부한 난민 출신의 40대 후반의 부탄 남성, 50대의 인도 출신의 여성 그리고 30대 후반인 저. 우린 똘똘 뭉쳐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꿔주었습니다. 다양한 경력과 나이, 출신 배경이 달라서인지 한 가지 이슈로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토론을 할 수 있었고요 그들의 내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토론은 늘 즐거웠답니다.

함께 공부하기, Study together, 대학공부

 

 

  • 커리큘럼:한 학기당 3-4과목 (과목당 3시간, 3 credit)을 하면 full time student라고 하고 그 이하는 Part time student라고 합니다. 몇몇 친구들은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한 학기에 한 과목, 두 과목씩 하더라고요. Full time student들은 학업으로 인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당시 2주당 근 500불씩 정부로부터 학습 수당 (Austudy) 지원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도 받아서 다 저축해 두었다가 모두 학비로 썼고요. 학기당 4과목씩 4번을 하면 석사과정을 졸업하게 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했던 과목은 Community development였고 제일 어려워하고 안 좋아했던 과목은 Mental health였습니다.

  • 과목:

Foundations for Social Work Practice,

Social Work and Mental Health,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Skills and Frameworks for Practice, Theories for Social Work Practice,

Field Education 1, 2

Social Welfare Practice with Children and Families,

Community Development,

Social Policy Analysis,

Post-Graduate Research Methods for the Social Sciences,

Professional Development for Social Work Practice, Advanced Social Work Practicum

 

4. 실습

  • 총 1000시간의 실습 (Placement/field education): 1년에 한 번씩 500시간씩의 현장에 나가서 하는 실습이 있습니다. 한 실습담 3-4개월을 무급으로 일하면서 배우고, 평가를 받는 시스템인데 학생들을 Social worker로 키우는 시스템은 너무나 잘되어 있습니다..
  • 각 기관, 회사마다 task supervisor가 있고 학교 측의 field educator (주로 교수) 그리고 학생 이렇게 세 축이 함께 한 팀이 되어 학생은 Supervisor의 가이드를 받아 일을 파악하고 Study plan을 작성, 중간평가, 기말 평가를 받아 pass or not pass가 결정됩니다. 학교에서는 각 기관이나 회사의 supervisor의 퀄러티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workshop을 진행, placement standard에 어긋나지 않도록 합니다. 슈퍼바이저는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Social worker 여야 하고요. 
  • 전 첫 실습을 **** Multicultural Services에서 했고 운 좋게 바로 잡 오퍼 (job offer)를 받았습니다.. 2번째 Placement는 가정폭력 (Domestic and Family Violence) 피해자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총 1000시간의 실습을 무사히 행복하게 맞추었습니다.

실습 후 Job Offier

1000시간의 실습. 이는 무급노동을 거의 6개월 한다고도 볼 수가 있는데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하기 때문에 이 기간이 정말로 힘들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실습으로 얻은 사람과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실습 500시간을 할 때에는 난민들의 HSP  (Humanitarian Settlement Program)  case manager를 보좌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진심을 다해 난민의 정착을 도왔고 이는 job offer 되돌아왔습니다. 오지언니 we need you!!!

카악~~ 내가… 내가.. 잡 오퍼를 받다니… unbelievable!! 하지만 앞으로 9만 리 남은 공부를 생각하니 이를 잡아야 할지 공부를 먼저 끝내는 게 나을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2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 일하면서, 돈 벌면서 full-time student를 유지하자. 대신 3일만 일하자!

 

이렇게 해서 학생의 신분으로 NGO의 잠재 소셜워커로서 일하게 되었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호주에 와서 제일 잘한 일은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호주는 본인 국가에서 무슨 경력이 있던, 어떤 공부를 했든 간에 별로 인정을 하지 않습니다. Here, now 바로 지금, 여기에서 Certificate를 따든, bachelor degree를 하든, master degree를 하든, 호주에서 발급된 것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호주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저의 첫 도전이 제 인생에서는 가장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고 지금도 가장 행복하게 뒤돌아 볼 수 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비록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 남들보다 세배네 배 더 걸리는 공부 속도, 돈의 쪼들림, 어린아이들의 케어에 한 가지 더 늘어난 직장까지… 절대 안 힘들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 이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빵야~~

  1. 혹시 호주에서 아니면 다른 국가에서, 또 아님 한국에서 늦게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 모두 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할 수 없다는 이유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이유가 더 많다는 것을놓치지 마세요. 저도 나이, 영어, 현재 상황이 과연 공부할 상황인가시작 전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저질렀습니다안 저질렀으면 어쨌을까 아찔하기까지 하네요.
    2.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시스템을 만드세요. 영어와 과제 부분은 친구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학교마다 learning advisor들이 있습니다. 정말 뻔질나게 가서 괴롭혔네요.
    3. 고민을 끝내셨다면 당장 실행에 옮기세요. 단계별, 월별 스케줄을 작성하고 그에 맞추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세요.

 

다음 편에서는 Social worker의 일하는 분야, 처우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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